
(2008년 여름에 찍었던 사진 입니다.)
2006년 여름 처음 파리에 갔을 때, 그 곳에 살던 후배가 이 서점에 대해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노트르담 근처에 영어로 쓴 책만 판매하는 서점이 있다고. 영어로 말을 걸면 대답도 해 주지 않는다는 프랑스에서(물론 사실이 아니긴 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긴 했지만. 제가 만난 영국인은 "영어 악센트의 프랑스어로 말을 걸면 모른척 한다" 라고 투덜거렸지만, 저야 동양인이란게 바로 보이니 어설픈 프랑스어로 말을 시작하면 알아서 영어로 대답해 주더라구요.) 영어책만 판매하다니. 오오오 하며 후배의 손에 이끌려간 그 곳은,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자극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이층이 특히 그랬어요. 빼곡히 들어찬 낡은 책, 부드럽게 바람이 흘러들어오는 창문. 외갓집의 (지금은 없어진) 다락방의 분위기와 약간(정말 약간) 흡사했거든요.
(전후 관계는 확실치 않지만) snowcat의 파리의 스노우캣 Snowcat in Paris 를 선물로 받아, 읽으면서 Shakespeare and Company를 발견하고 기뻤어요. 사진보다 내가 기억하는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그림이었거든요.
2008년 여름, 다시 파리에 갔을 때, 다시 갔었습니다. (이 때는 Snowcat in Paris를 아예 들고 다녔어요.) 여름의 파리는 해가 늦게 져서, 기웃거리며 다니다보면 어느새 9시가 넘어버리더군요. 벌써 닫지 않았으려나 걱정하면서 갔는데, 열려 있었어요. 석양빛 마저 거의 사라질 무렵이었지만 여러 사람들이 모여 복작복작 즐거운 분위기 였습니다. 가판대에서 이것 저것 펼쳐보기도 했지만 시간이 충분치 않아서 아무것도 사오지 못한 것이 아쉬워요.
현재의 서점은 1951년에 세워진 2대째 라고 하는군요(wikipedia). 이 곳은 하나의 공간... 뭐라 해야 할까요, 그 시기의 흐름에 천천히 따라가지만 향수어린 분위기를 간직하는 그런 곳 입니다.
올 6월에 마음에 들어했던 작은 서점independent bookstore-morningside bookstore-이 문을 닫는 것을 보고, 여기도 살짝 걱정이 되었습니다. 괜찮겠지요. 오래 오래, 센느강과 함께 그 곳에 있으면 해요.
BE NOT INHOSPITABLE TO STRANGERS LEST THEY BE ANGELS IN DISGUI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