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일요일. 걷다가 고개를 드니 달이 환했어요.
1. 전에, 저 계단에서 셰익스피어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공연하는 것을 우연히 봤었어요. 밤이었고, 토가를 입은 배우들은 분노에 찬 고함을 지르고 있었어요. 카이사르가 암살당하는 장면.
그 때는 달이 떴었던가.
2. 지지가 모모에게 들려준, 은 거울-달-을 가진 공주님 이야기. 은 거울에 비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공주님. 저렇게 맑은 달이 뜨면, 건너편에 거울을 바라보고 있는 작은 소녀가 있을 것 같죠.
3. 오스카 와일드의 살로메의 첫 부분. 다음엔 저 계단에서 살로메를 공연해 주면 좋을텐데. 이런 아름다운 달이 뜬 밤에.
4. 밤. 어릴 때, 버스를 타고 창 밖을 바라보면 가끔 둥근 달이 같이 달려주곤 했었어요. 멍하니 내릴 때 까지 바라보다가, 내리면 바로 잊었죠.
5. 노래하는 종. 달에 묻혀있던, 살짝 튕겨주면 아름답게 노래하는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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