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5일 일요일

최근, 미국 알라딘에서 구입한 책

스트레스 기록계가 폭발할 때 쯤이 아니면 하지 않는 짓을 했습니다. aladdinus.com에 책을 주문했어요.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을 보고 마음에 들었던 와카타케 나나미의 다른 소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네 탓이야"라는 제목의 여전히 사람을 밀어내는 표지의 책. 하지만 처음 몇 장을 미리보기 기능으로 읽었더니 뒷 부분이 더 읽고 싶어졌고, 옛날에 꽤나 괜찮은 평을 읽었던 기억이 머리 구석에 남아 있어서 바구니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전에 읽을까 말까를 과장좀 보태서 수십번 고민한 온다 리쿠의 "금지된 낙원".

국내에 발매된 온다 리쿠의 책과 와카타케 나나미의 책의 공통점을 저에게 이야기 해 보라고 하면 주저없이 이렇게 말할거에요. "책 표지가 오글거려요." 아아 정말... "삼월을 붉은 구렁을"은 예외적으로 표지가 예뻤지만, 다른 것은...

책이 도착하자 마자 읽어 내려갔습니다. 이런게 하고 싶었어요. 샤워하고 뜨거운 코코아를 끓여 손을 데우면서 침대에 기대 앉아 책을 읽는 것. 정말로 오래간만 이었어요. 마음이 퍽퍽해 져서 간식이 아닌 다른 것은 손에 데고 싶지 않은 상태거든요.

"네 탓이야"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읽고 나서 생각해 보면 억지스러운데가 한 두군데도 아니고, 여기 저기서 빌려온 트릭이라던가... 하여간 트집잡고 싶은 데가 꽤 많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읽으면서 즐거웠지만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는 것도 괜찮았어요. 트러블에게 심하게 사랑 받는 여주인공-하무라 아키라-는 주변에 있으면 꽤 마음갈 것 같은 사람 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책 날개의 "쿨하고 냉소적이면서, 탐정답게 터프한 면도 있는 아가씨"에는 찬성할 수 없네요.

재생, 하무라 아키라


또 다른 주인공인 고바야시 슌타로 형사...는 읽는 내내 브라운 신부님이 생각나서. 물론 브라운 신부님을 따라올 수 없지만.

살인 공작,


마음에 든 에피소드는 "당나귀 구덩이"와 "살인공작". 당나귀 구덩이는 그 회사의 업무내용에 끌렸고, 그것이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더 끌렸어요. 살인공작은... 에, 이런 이야기, 좋아합니다. 흔하다가 할 수도 있지만.

당나귀 구덩이,




"금지된 낙원"은... 90%까진 괜찮았어요. 사토시의 이야기나 카오리의 이야기, 카오리의 그 완벽주의도 꽤 근사하다는 생각을 했고. 리츠코는 크게 마음에 드는 타입은 아니지만 흥미있게 읽었어요. 리츠코의 "세션"도 재미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지요.

리츠코의 세션


미궁같은 저택(이 사람 참 거대한 건축물을 좋아하죠. 자기 단편집에서도 이야기 했지만.)의 묘사도 좋았고, 악의가 피어오르는 작품도 좋았어요. 다 좋진 않았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데"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남은 장 수가 얼마 되지 않다는 사실에 좀 불안했죠.

역시나.

아 정말 이런 "사랑(혹은 애정, 혹은.. 뭐든, 선의?)이 세상을 구한다"는 결말은 좀. 물론 이런 결말을 작가도 긍정하는 것은 아니겠지요(설마?). 좀 씁쓸한 어조라고 믿고 있어요. 정말이지 끝의 10%는 읽지 않는 편이.. 차라리 모두들 신의 정원에서 영원히 떠돌게 된다는 결말쪽이 훨씬 마음에 들었을 거에요.

정말, 이제 온다 리쿠에서 벗어나야... 그래도 책마다 좋아할 만한 구석이 하나 이상은 있어서 아직 못 벗어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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