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도서관을 산책하다가 [한여름의 살인]이라는 제목을 발견하고는 "뭐냐 이거"라고 중얼거리면서 읽어보았습니다. 몇 줄 읽다가 창가의 의자에 앉았고, 다 읽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아마 여름방학이었을 거에요. 스웨덴어는 못 읽기 때문에, 영어로 번역된 것을 가끔가는 헌책방에서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One step behind] 그리고 그 이후로, 5, 6월이 되면 이 책을 찾게 되고, 올 해도 읽었습니다.
책 읽은 사람만!
3명의 젊은이가 Midsummer eve 를 축하하면서 야외 파티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방해가 없는 곳을 찾아서, 18세기의 의상을 입고 가발을 쓰고, 준비해온 음식을 먹고, 18세기의 음악을 들으면서 그들은 새벽까지 파티를 즐깁니다. 그렇게 신나게 놀다보면 하나 둘씩 누워서 살풋 잠이 들게 되지요. 그리고... 나무뒤에 숨어있던 자가 나타납니다.
Kurt Wallander 는 스웨덴국경 근처의 Ystad 에서 근무하는 형사입니다. 50세가 거의 되어가고 있으며, 유능한데다가 일중독이지만 (적어도 겉으로 보이는)성격은 좋지 않습니다. 그럭저럭 이혼한지 7년 째. 그는 3명의 젊은이가 Midsummer eve이후에 사라졌는데 - 유럽을 여행하고 있다고 엽서가 오기는 했지만 - 어째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느냐고 젊은이중 한 명의 어머니에게서 비난을 받습니다. 그 일을 함께 담당하고 있는 언제나 시간을 잘 지키는 동료가 나타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습니다. 한밤중 그는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고 느낍니다.
이 이야기는 악몽같습니다. Wallander 는반복해서 생각합니다. 악몽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다시 악몽이 시작되고 있다, 악몽이 계속되고 있다. 그가 맞딱드리게 되는 장면의 참혹한 이미지도 그렇지만, 평화로워야 하는 상황이 비극이 되었다, 라는 것이 이야기를 더욱 악몽처럼 만들어갑니다. 마치 낙원과 같다는 스웨덴의 여름, 8월의 아름다운 밤, Kurt Wallander는 인생에서 가장 길고 힘든 밤을 경험하게 되고 그 밤에 걸어들어간 악몽속에서 헤메게 됩니다.
모든 행동에 이유가 있을까요? 물론 뭔가 있긴 하겠지요. 옛날에는 살인의 뒷면에 알기 쉬운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질투, 원한, 애증... 어쨌든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살인자와 희생자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살인을 위한 살인으로만 보입니다. 그리고 작가Mankell는 굳이 살인자를 이해시키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의 행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뿐입니다. 그것이 그를 괴물처럼 보이게 하기도 하고, 어린아이처럼 보이게 하기도 합니다. 그에 대해서 생각하면 소름이 돋으면서도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어요.
Wallander는 언제나처럼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혼한 아내 Mona는 결국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고 알려왔으며, 돌아가신 아버지와 Rydberg는 계속 꿈에 나타납니다. 여름휴가를 잘 보내고 왔음에도 피로가 계속되자 그는 병원을 찾게 되고 자신이 당뇨병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실에 매우 수치스러워합니다. 는 일중독이지만, 또 일반적인 자잘한 악덕을 지닌 인물입니다. 이혼 이후에 식사습관도 좋지 않고, 집안일은 더더욱 제대로 하지 않고 있지요. 피곤에 쩔어서 살고 있으며, 비슷한 정도로 피곤한 동료에게 화풀이를 했다가 금세 뉘우치지만 제대로 사과도 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동료가 자기가 보지 못한 것을 알아내면 질투하고, 자기가 먼저 발견하면 우쭐해하지요. 그리고 Mankell은 이 모든 것을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Wallander는 이 악몽에서는 벗어난 것 같습니다. 개운치 않은 느낌은 남아있지만, 어쨌거나 그는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수사과정에서 알게되어 친해진 사람의 집에 초대를 받아 갑니다. 그 에필로그가 있어서 책을 덮으면서 안심할 수 있어요.
* Mankell은 Wallander의 생활습관을 의사인 친구에게 나열한 다음 "이 사람이 걸릴만한 병이 뭐가 있겠느냐" 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친구는 곧바로 당뇨병이라고 대답했다는 군요. 그렇게 Wallander는 당뇨병을 가진 수사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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